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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다방은 어디로 갔을까?

결국 ‘마돈나’를 못보고 말았다

결국 마돈나를 못보고 말았다

 

 

                                                  허브 릿츠의 사진 마돈나. 허브릿츠 재단 제공

 

 팝스타 마돈나가 지난 4(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월드투어의 일정으로 펼쳐진 <레벨 하트> 공연 도중 앙코르곡을 부르면서 대만 국기를 어깨에 걸쳤다가 논란을 불러왔다는 외신을 접했다. 일부 언론은 제2쯔위사태로 비견하기도 했다.

 지난해 마돈나가 새 앨범 <레벨 하트> 발표를 기념하며 10번째 월드투어에 나서면서 오세아니아, 아시아 지역 일정도 곧 공개할 것이라고 밝힐 때만 해도 그녀의 첫 내한공연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녀는 대만까지 오면서도 한국땅에는 오지 못했다.

 마돈나는 록그룹 U2와 더불어 내한공연을 하지 않은 마지막 팝스타로 꼽힌다. 그는 1985더 버진 투어이후 9번의 월드투어를 펼쳤으며, 이중에서 아시아 투어는 모두 6번이었다. 그러나 방문 국가는 일본, 이스라엘, U.A.E 단 세 나라 뿐이었다. 그녀와 필적할만한 비욘세나 레이디가가, 머라이어 캐리, 셀린 디온 등 세계적인 여가수들이 모두 내한 공연을 가졌다는 걸 기억해 낸다면 그녀가 한국땅을 밟지 못한 건 다소 이례적이다.

 과거에 마돈나의 한국공연이 무산된 데에는 심의문제도 있었다. 지나치게 외설적인 공연이라는 이유로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면서 내한공연이 무산된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공연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한국공연이 성사되지 못한 주된 이유는 게런티였다. 1회 공연으로 게런티를 충당해야 하는 마돈나는 야외공연이 필수적이다. 적어도 잠실운동장 정도는 돼야 하는데 겨울철에는 불가능하고, 올림픽 체조경기장도 만석을 채워도 1만여 석에 불과하다. 어쩌면 다시 못 볼 마돈나의 내한공연이 계절적 요인 때문에 물 건너 갔다.

 아쉽지만 마돈나를 사진으로나마 만날 수 있는 사전전이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고 있다. ‘마돈나를 춤추게 한 허브 릿츠라는 카피문구가 인상적인 허브릿츠(1952~2002) 사진전이 그것이다.

 1980년대 중반 팝스타 마돈나는 신디 로퍼와 팝의 여제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1984년 두 번째 앨범 <Like a Virgin>으로 신디 로퍼의 아성을 누르고 새로운 섹스심볼로 떠오른 그녀는 세 번째 앨범 <True Blue>를 준비하면서 사진가 허브 릿츠에게 재킷 사진을 맡겼다. 사진 작가 허브 릿츠는 이전 앨범에서 섹스심볼로 어필했던 마돈나를 한 마리 백조처럼 우아하게 변신시켰고, 이 앨범 덕분에 마돈나는 팝의 여제 자리를 꿰찼다.

 2002년 에이즈로 허브 릿츠가 죽었을 때 마돈나는 “(그는) 말 한마디로 내 옷을 벗기고, 추운 모래밭에서 바보처럼 춤추며 뛰게 하는 사람이었다면서 그의 죽음을 슬퍼했다. 허브릿츠는 마돈나를 비롯해 모델 나오미 캠벨, 신디 크로퍼드 등 수많은 스타들을 렌즈에 담은 사진작가이다. 그는 1978년 아는 친구의 남자친구이자 무명 배우였던 리처드 기어와 자동차 여행을 떠났다가 고장 난 차를 배경으로 그의 사진을 찍은 것이 계기가 되어 유명 사진작가로 거듭난다. 마돈나는 물론이고 마이클 잭슨, 데이비드 보위, 톰 행크스, 미셸 파이퍼 등을 렌즈에 담았다.

 전시장에서 만나는 마돈나의 섹시하거나 우아한 모습이 마돈나가 여전히 팝의 여제임을 부인할 수 없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