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
바다와 남자는 돌아서면 늘 그립다
베개 당겨 돌아눕는 밤이면
자궁 가득 달덩이처럼 부풀어오르는
미치도록 뜨거운 그리움,
그리움에 물들어 파도는 저리 조용하고
하현달 맑은 빛 해살대는 바다 위로
가슴 맑은 사내가
억센 팔뚝 드러내고
첨벙거리며 다가온다.
빈 소라껍질이거나 뒤엉킨 해초 같기도 한
풍진 같은 세월을
파도의 물결에 쓸어버리고
다시 길 나서는 새벽.
지난밤 그리움이
바다를 뒤덮으며 붉디붉게 살아오르고
몸 하나 믿고 사는 착한 해녀가
뜨거워진 파도 위로 몸을 던진다.
오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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