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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도 빵도 안되는 시

한 사내, 조영남

 

                           사진 경향신문 사진부

한 사내

  -가수 조영남


화개장터에서 소쿠리장사나 하지

소쿠리 가득 충청도 삽다리 인심 담아서

덤으로 복조리까지 얹어주는

뚝심좋은 소쿠리 장수나 하지


검은테 안경만 벗으면

시골집 안방에서 구수하게 띄운

메주 한덩이처럼

어영차 영차 구렁이 담넘듯

세상 살아갈 사내


화투장 잘게 잘라 만든 당신 그림처럼

삼팔광땡, 삼팔따라지 같은 세상에서

소주잔 기울이다 포장마차 나오면

문득 한여자가 그리워지는 늙은 청춘의 새벽


등짐 하나 메고 훌훌 떠나서

한강 건너 삽다리 지나

화개장터 어디쯤, 섬진강 어귀 어디쯤

가끔은 눈물도 보이고 바람 만져 보면서

살아보고 싶은 그대는

지금 서울이라는 쇼무대 위에 서 있지

 

오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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