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과 함께 재벌 뒤에 숨은 연예인들
최근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과 관련하여 세인들의 관심을 끄는 제3의 인물이 있다. 바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셋쩨부인인 서미경이다. 서미경은 77년 안양예고 재학당시 제1회 미스롯데에 뽑히면서 세인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당시 미스코리아 대회 못지 않게 미스롯데 선발대회는 스타가 되는 지름길로 인식됐다. MBC PD출신 송창의(현 TV조선 본부장)의 부인이 된 명현숙을 비롯하여 원미경, 이미숙, 조용원, 채시라, 안문숙 등이 미스 롯데에 선발된 뒤 스타덤에 올랐다. 사실 서미경은 미스 롯데에 선발되기 이전에 73년부터 서승희라는 예명으로 영화계에서 활동하던 아역배우였다. 영화 <방년 18세>등에 출연하면서 깜찍한 외모로 사랑받았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서미경은 미스 롯데 선발 이후 잠깐 반짝하다가 81년 연예계 은퇴를 선언하고 일본으로 떠나면서 TV나 영화에서 모습을 볼 수 없었다. 그녀의 부재로 세인들 사이에서는 신격호 회장이 ‘후첩’으로 들어 앉혔다, 신회장의 자식을 낳았다는 소문이 돌았다. 결국 서미경은 83년 신격호 회장의 딸 유미(롯데호텔 고문)를 낳고 86년엔 딸을 정식으로 신씨 집안 호적에 올리면서 소문이 사실이었다는 게 밝혀졌다.
80년대만 해도 여자 연예인들 사이에서는 재벌과 결혼하거나 재미교포 사업가와 결혼하는 것이 가장 큰 꿈(?)이었다. 요즘에야 같은 연예인끼리 결혼하거나 평범한 집안의 남자와 결혼하는 것이 자연스럽지만 춥고 배고팠던 시절, 여자연예인은 재벌이나 재미교포 사업가를 찾아 ‘신데렐라의 꿈’을 완성하곤 했다. 이때문에 해프닝도 많았다. 탤런트 ㅇ양이나 ㅂ양 같은 경우는 재미교포 사업가와 결혼하여 미국에 갔지만 이내 짐을 싸들고 돌아오기도 했다. 미국에서 성공한 사업가로 알고 결혼했으나 정작 미국에 가보니 세탁소나 슈퍼마켓을 하는 평범한(?) 재미교포 청년이었던 것이다.
고 장강재 회장과 결혼 당시 문희. 경향신문 사진부
또 여자연예인과 재벌의 결혼스토리는 늘 그럴듯하게 포장되어 언론에 발표됐다. 대개 그룹 비서실 등에서 만남에서 결혼까지 풀스토리를 소설 쓰듯 써서 촌지(?)와 함께 돌렸기 때문이다. 마담 뚜의 중매나 술자리에서 만나 결혼에 이르렀지만 우연히 클래식 공연에 갔다가 옆자리에 앉은 인연으로 사랑을 키웠다는 식이었다.
각설하고, 70년대와 80년대에 뭇남성들이 사랑을 받다가 덜컥 재벌과 결혼하여 자취를 감춘 연예인들이 꽤 있다. 70년대엔 여배우 트로이카 중의 한 명이었던 문희와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 안인숙이 재벌가의 며느리가 되면서 연예계 생활을 접었다. 65년 데뷔한 뒤 <초우>,<미워도 다시 한 번> 등의 영화를 통해 멜로의 여왕으로 군림했던 문희는 전성기이던 1971년, 당시 한국일보 장기영 회장의 아들 고 장강재와 결혼하면서 은막을 떠났다. 장강재 회장이 간암으로 세상을 떠난 이후 슬하에 2남1녀를 키우며 남편이 생전 설립한 장학재단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가끔씩 연예계 복귀 소문이 돌곤 했지만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대농그룹 박용학 회장과 결혼 당시 안인숙. 경향신문 사진부.
1974년 최인호의 인기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장호 감독 연출작 <별들의 고향>의 안인숙 역시 재벌가로 시집간 이후 연예계에서 자취를 감춘 스타 중의 한 명이다. 영화 속에서 그녀는 호스티스로 전락하는 티 없이 맑고 순수한 경아 역할을 맡아 남성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으나 75년 <어제 내린 비>를 끝으로 대농그룹 박용학 회장의 외아들 박영일 미도파백화점 사장과 결혼했다. 다른 연예인들과 달리 안인숙은 지금까지 한 번도 언론에 노출된 적이 없어 더더욱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80년대 유지인과 장미희와 함께 여배우 트로이카의 주축이었던 정윤희 역시 재벌가로 시집간 이후 은퇴한 연예인이다. 아직도 역대 여신급 외모를 거론할 때 빠지지 않는 그녀는 84년 조규영 중앙건설 회장과 결혼했다. 결혼 전에 지금은 사라진 간통죄의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서에 연행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80년대 수려한 외모로 화려하게 데뷔했던 황신혜 역시 1987년 에스콰이어 그룹 2세와 결혼했지만 9개월 만에 파경을 맞았다.
여전히 역대급 미모로 오르내리는 정윤희.
경향신문 사진부
90년대 들어서 재벌과 연예인 결혼의 가장 큰 이슈는 미스코리아 출신 여배우 고현정이었다. SBS 드라마 <모래시계>의 히트로 톱스타 반열에 오른 그녀는 995년 삼성그룹 이병철 회장의 외손자이자 신세계그룹 이명희 회장의 아들인 정용진(현재 신세계 그룹 부회장)과 결혼을 발표했다. 그러나 8년 6개월의 결혼생활 끝에 2003년 이혼한 뒤 연예계로 복귀했다.
요즘에도 재벌가의 며느리가 되는 연예인들이 있지만 예전처럼 폐쇄적이지 않다. 아나운서 출신 노현정은 2006년 고 정몽우 전 현대알르미늄 회장의 아들인 정대선과 결혼하며 현대가 며느리가 됐다. 또 최정윤은 2011년 이랜드 그룹 박성경 부회장의 아들 윤태준 씨와 만나 결혼을 했다. 배우 이세은 역시 60년 전통을 가진 부국증권 오너가의 아들과 결혼을 했다. 요즘 신세대 재벌가 며느리들은 애써 매스컴이나 세인들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세상과 소통하기도 한다. 또 재벌가의 며느리가 됐다고 해서 신데렐라가 된 것같은 시선도 사라졌다. 오히려 한류스타 배용준이나 YG의 양현석과 결혼한 연예인들이 부러움을 받는 세상이 됐으니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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