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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할 놈의 TV

말입니다. 너무 거슬리지 말입니다

 

말입니다. 너무 거슬리지 말입니다

 

 

 

 

 

 

 군에서 제대한 송중기를 앞세운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여심을 사로잡으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6회 방영만에 30% 가까운 시청률을 올리면서 <별에서 온 그대>의 시청률을 넘어섰다. 그런데 이 드라마를 보면서 유난히 거슬리는 말이 있다. 바로 말입니다.

 “그때 허락 없이 키스한 거 말입니다. 뭘 할까요 내가. 사과할까요?, 고백할까요?

 극중 특전사 대위 유시진 역을 맡아 열연 중인 송중기가 상대 역인 송혜교(강모연 역)한테 했던 대사다. 이뿐 아니라 드라마에 수도 없이 등장하는 모든 군인 배역들은 툭하면 말입니다를 남발한다.

 “말입니다는 군대에서 쓰이는 매우 특수한 은어 중 하나다. 대한민국 남자들이면 다 아는 사실이지만 군대에서 어미에 만을 쓰도록 되어있다. 요즘엔 <진짜 사나이>등 군대를 소재로한 예능 프로그램까지 등장하여 여성들도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사회에서 그랬어요, 저랬어요만 써오던 군 졸병들에게 군입대와 함께 를 말끝마다 쓰기는 어려운 것이다. 일반 사회에서 쓰던 말버릇대로 를 쓰는 일이 많다. ‘라는 어미를 쓰지 않으려고 가 들어갈 자리에 대신 갖다 붙이게 된 것이 말입니다인 셈이다무리하게 어디에나 말입니다를 붙이면서 ……하지 말입니다……이거든 말입니다와 같은 문법을 파괴하는 형태의 말들이 생겨난 것이다. 송중기가 쓴 "키스한 거 말입니다"를 넘어 문법을 파괴하면서까지 드라마 속에서 쓰이고 있다.

 한때 군내무반을 무대로 제작한 개그 프로그램에서도 이 용어를 써서 많이 거슬렸는데 이번에는 국민드라마 조짐을 보이는 인기드라마에서 남발된다. 이쯤 되니 군에서 쓰이고 있는 용어가 전 국민의 유행어가 돼가고 있다. 그나마 송중기가 쓰면 수려한 외모 때문에 멋있게 들릴수도 있으나 아무데나 갖다 붙이는 건 좀 곤란하다. 각종 연예기사의 제목에서도 유행어처럼 "말입니다"가 남발된다.  

 이와 더불어 일상 생활 속에서 거슬리는 말이 또 있다. 바로 "하실게요"다. "거스름돈 받으실게요""이쪽으로 앉으실게요"등 어딜가나 듣게되는 이 말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다. 이또한 방송사의 모개그프로그램에서 써서 유행을 시켜놓은 말이다.

 여하튼 국민드라마 조짐을 보이는 <태양의 후예>에서 "말입니다"가 남발되는 건 유감이 아닐 수 없다. 김은숙 작가님, 어떻게 좀 안될까요?

 하긴 사전제작 드라마이니 지금 어쩔 도리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저러나 중국에서는 이 말을 어떻게 번역했을까? 엉뚱한 궁금증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