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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의 좌장' 반납해야할 작가 황석영 '한국문학의 좌장' 반납해야할 작가 황석영 최근 작가 황석영이 한 강연에서 한국문학이 이꼴이 된 것은 문예창작학과 때문이라면서 날 선 비판을 했다. 갑자기 멍해졌다. 이 양반이 노망이 든 건가? 한국문학이 이꼴이 된 데 대해 반성하고 사죄해야할 당사자가 에먼 문예창작학과 출신 작가들에게 화살을 돌리다니. 우선 문제의 기사를 보자. 황석영 "젊은 작가 작품에 '철학' 안 보여…문예창작학과 때문" 강연서 최근 한국문학 추세 비판…"소설의 기본은 서사"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소설가 황석영(72)씨가 "오늘날 한국문학이 '이 꼴'이 된 것은 문예창작학과 때문"이라며 최근 한국문학 추세에 날 선 비판을 가했다. 10일 밤 서울 종로구 교보빌딩에서 열린 '교보 인문학석강'에 강연자로 나선 황씨는 "문예.. 더보기
가을을 여는 노래, 가을편지의 탄생비화 연극연출가로 변신한 김민기. 사진 경향신문 사진부 가을을 여는 노래, 가을편지의 탄생비화 아침 출근길 가을하늘이 눈 부시다. 올핸 유난히 여름이 무더워서였는지 성큼 다가온 가을이 반갑다. 가을이 되면 한 번씩 읊조리는 노래가 있다. ‘가을편지’가 그것이다. 사는게 팍팍한 요즘 가을도 편지도 구닥다리가 된 느낌이지만 가을을 여는 노래로 이만한 노래가 있을까 싶다.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 주세요 낙엽이 쌓이는 날 외로운 여자가 아름다워요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 주세요 낙엽이 흩어진 날 모르는 여자가 아름다워요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모든 것을 헤메인 마음 보내 드려요 낙엽이 사라진 날 헤메인 여자가 아름다워요 시인 고은의 시에 스무살 청년 김민기가 곡을 .. 더보기
가을에 흔들리지 않는다구요? 가을 저녁寺 박정대 사진 경향신문 사진부 나는 걸어서 가을저녁寺에 당도합니다 한 사내가 물거울에 자신의 낯을 비추어보며 추억을 빨래하 고 있는 가을 저녁입니다 잉걸불처럼 타들어가는 개심사 배롱낭구 꽃잎에는 어느 먼 옛날 백제 처녀의 마음도 하나 들어 있을 테지요 저녁 예불을 드리던 개심사 범종 소리는 서른두 번째에서 한 참을 머뭇거립니다 마지막 종소리는 가을 저녁寺로 불어오는 바람에게나 내어주고요 가을 저녁寺에 호롱불이 돋는 地上의 유일한 저녁입니다 한 사내가 연못거울에 어두워지는 낯을 비추어보며 끝내 자 신이 걸어가 당도할 집을 생각하는 참 고요하고 투명한 가을 저녁입니다 나는 걸어서 가을 저녁寺를 내려옵니다 -‘소월시문학상 작품집’(문학사상사) 세상 참 고요합니다. 가을저녁寺에서 울려퍼지는 종소리에 .. 더보기
중국열병식과 제식훈련변천약사 1970년대 총검술 훈련중인 고교생들. 경향신문 사진부. 중국열병식과 제식훈련변천약사 하나, 하나! 왼발, 왼발! 오와 열, 오와 열!…중략…그는 반평생을 연병장 아니면 운동장에서 보낸 사나이답게 군중을 휘어잡는 재간을 터득하여 비상금처럼 휴대하고 다녔다.’ 70년대 발표된 소설가 윤흥길의 단편 ‘제식훈련변천약사(諸式訓練變遷略史)’는 방학기간을 이용해서 1급 정교사 강습을 받게 된 중·고교 체육교사들의 제식훈련을 소재로 당대의 야만성과 폭력성을 고발한 수작이다. 집단이 내세우는 목표를 위해 개인의 자유가 철저히 유린되는 현실을 풍자하면서 나아가서는 군부독재의 폐해를 고발한 작품이었다. 중국 항일전쟁 승리 70주년을 맞아 천안문 광장에서 거행한 열병식을 보면서 이 소설이 떠올랐다. 오와 열이 생명이고, 일.. 더보기
해녀 해녀 바다와 남자는 돌아서면 늘 그립다 베개 당겨 돌아눕는 밤이면 자궁 가득 달덩이처럼 부풀어오르는 미치도록 뜨거운 그리움, 그리움에 물들어 파도는 저리 조용하고 하현달 맑은 빛 해살대는 바다 위로 가슴 맑은 사내가 억센 팔뚝 드러내고 첨벙거리며 다가온다. 빈 소라껍질이거나 뒤엉킨 해초 같기도 한 풍진 같은 세월을 파도의 물결에 쓸어버리고 다시 길 나서는 새벽. 지난밤 그리움이 바다를 뒤덮으며 붉디붉게 살아오르고 몸 하나 믿고 사는 착한 해녀가 뜨거워진 파도 위로 몸을 던진다. 오광수 더보기
마른 풀들에게 사진 경향신문 사진부 마른 풀들에게 1 일찍이 내가 추위 가득한 벌판의 한 구석에서 나무 십자가로 서 있을 때 너희들의 신음소리를 들으며 괴로워한 적이 있었다 칼날 같은 바람과의 싸움에서 너희들의 입술은 말라 터지고 마지막 푸른 피 한 방울까지도 흘려 버렸지만 난 부끄러운 알몸조차 가리지 못한 채 윙윙 울 수밖에 없었다 자정이 지나면 너희들의 마른 기침은 어둠과 함께 깊어가지만 우리들 사랑의 목마름을 위해서 무수한 바람의 칼날 앞에서도 피흘리며, 피 흘리며 다시 일어나는 의지로 우리들 삶이 갈증과 갈증의 화답이란 것을 깨닫게 한 마른 풀들이여 2 만약 너와 내가 우리들 적인 바람과 눈보라가 잠잠해 고통없이 살 수 있다 하면 우리는 이미 쓸모없는 잡초에 불과할 뿐 적막한 지상에 마른 그림자 하나 남기지 못.. 더보기
대중음악계의 돈키호테, 이두헌 사진 경향신문 사진부 대중음악계의 돈키호테, 이두헌 80년대 중반 당시 잘나가던 지구레코드에서 내가 근무하던 잡지사로 보내온 LP음반 한 장이 눈길을 끌었다. 풋풋한 젊은이들로 결성된 다섯손가락이라는 그룹의 데뷔앨범이었다. 집에 가져가서 무심결에 턴테이블에 걸어놓고 음악을 듣다가 나는 허리를 곧추 세웠다. 아 이게 뭐지? ‘수요일에는 빨간 장미를’과 ‘새벽기차’ 등 범상치 않은 제목을 단 노래들이 내 귀를 사로잡았다. 록을 기반으로 포크를 가미한 노래들은 리듬과 멜로디가 풍성했으며, 노랫말은 너무도 서정적이고 감미로웠다. 가사 한 편을 옮겨 적어놓으면 한 편의 잘 쓰여진 시였다. 그 시절은 캠퍼스 밴드의 열풍이 불어올 때였다. 전인권이 이끄는 들국화와 김창완이 동생들과 만든 산울림의 영향력이 막강했으며,.. 더보기
<복면가왕>과 씁쓸한 가요계의 현실 과 씁쓸한 가요계의 현실 얼굴을 가린다는 건 익명성을 보장받는다는 차원에서 충분히 매력적이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계급장을 뗀 채 미지의 상대방과 조우한다는 건 자본주의 사회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짜릿한 쾌감을 선사한다. 얼굴이 잘 생겼거나 못생겨도, 늙었거나 젊었어도 가면을 쓰는 순간에 모두가 평등해진다. 또 가면을 쓰고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지 않고 세상과 만나는 것 역시 익명이 주는 자유로움을 느낀다는 점에서 한 번쯤 일탈의 충동을 느낀다. 어린 시절 타이거 마스크나 황금박쥐를 시작으로 최근 스파이더맨에 이르기까지 가면이 주는 반전은 보는 이들에게 재미를 주기에 충분하다. 중세시대 상류층에서 유행한 가면무도회는 무료한 세상을 좀더 즐겁게 살기위해 만들어낸 놀이라면, 우리나라의 탈춤은 서민들이 양반들을 .. 더보기
소녀는 자라서 아줌마가 된다 소녀는 자라서 아줌마가 된다 에서 엄마이자 강력계 형사역의 김희애(왼쪽)과 대학 졸업 직후 김희애(위) 취재를 겸해서 김희갑·양인자 부부를 만났다. 김희갑 선생님이 36년생, 양인자 선생님이 45년생이시니 나란히 팔순과 칠순을 넘기셨다. 이들 부부가 대한민국 가요 역사를 어떻게 써내려왔는지는 삼박사일 동안 얘기해도 모자라기에 다음 기회에 하도록 하자. 점심을 먹으면서 이런 저런 히트곡을 얘기하다가 두 분이 작사·작곡한 혜은이의 ‘열정’에 이르렀다. ‘안개 속에서 나는 울었어. / 외로워서 한참을 울었어. / 사랑하고 싶어서 사랑받고 싶어서 / 들판에 서서 나는 울었어. / 외로워서 한참을 울었어. / 사랑하고 싶어서 사랑받고 싶어서. / 만나서 차 마시는 그런 사랑 아니야. / 전화로 얘기하는 그런 사랑.. 더보기
초승달 아래 초승달 아래 전동균 경향신문 사진부 떠돌고 떠돌다가 여기까지 왔는데요 저문 등명 바다 어찌 이리 순한지 솔밭 앞에 들어온 물결들은 솔방울 떨어지는 소리까지, 솔방울 속에 앉아 있는 민박집 밥 끓는 소리까지 다 들려주는데요 그 소리 끊어진 자리에서 새파란, 귀가 새파란 적막을 안고 초승달이 돋았는데요 막버스가 왔습니다 헐렁한 스웨터를 입은 여자가 내 려, 강릉場에서 산 플라스틱 그릇을 딸그락 딸그락거 리며 내 앞을 지나갑니다 어디 갈 데 없으면, 차라리 살림이나 차리자는 듯 -시집 `함허동천에서 서성이다'(시인사) 드라마로 유명해진 강릉 정동진 근처에 `등명(燈明)'이 있단다. 해수욕장도 있고 바다도 있다 했다. 어쩌면 그냥 시 속의 잔상으로 남겨놔야 더 아름다울 것 같은 어촌마을. 지치고 피곤할때 등명의.. 더보기
통일대박의 천박함 ‘통일대박’의 천박함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신년사에서 ‘통일은 대박’이라고 표현했다. 나는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 귀를 의심했다. 한 나라, 그것도 한글을 가진 자랑스런 나라이자 OECD국가의 총책임자 입에서 저런 말이 나오다니. 그러나 사실이었다. 그이후 박근혜 정부는 ‘통일 대박’아라는 말을 자랑스럽게 내다 걸고, 통일대박을 내건 온갖 전시성 행사를 마다하지 않았다. 그당시 외신들이 ‘대박’을 ‘Jackpot’으로 번역한 것으로 기억한다. 사실 ‘대박’이라는 표현은 흥행에 크게 성공하여 큰 돈을 벌 때 사용하는 경제용어에 가깝다. 가요계 등에서 ‘대박이 났다”는 표현을 자주 쓰고 좋아한다. 언젠가는 배우 김정은이 나오는 광고에서 “대박나세요”라는 카피로 전 국민의 유행어가 됐다. IMF 등 경제위.. 더보기
마르크 샤갈 / 도시 위에서 꿈 삶이 아름답다고 말하는 총천연색 영화관 호러에서 멜로까지, 액션에서 에로까지 빨주노초파남보 필름보관소 오광수 더보기
영화 <베테랑>의 막가파 재벌2세 계보도 영화 의 막가파 재벌2세 계보도 영화 의 포스터 영화 은 한국형 코믹액션의 정점에 있는 영화다. 주인공들의 빛나는 연기와 과장되지 않은 리얼한 액션, 3분마다 터지는 코믹한 대사와 장면 등이 잘 버무려진 인절미같은 영화였다. 이 영화의 백미는 서도철 형사(황정민)나 오팀장(오달수)처럼 연기에 정평이 난 중견연기자가 아니라 신진그룹 재벌3세 조태오 실장역을 맡은 유아인이었다. 이미 그는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역량을 확인시켜준 바가 있지만 이번 영화를 통해 확실하게 연기의 방점을 찍었다. 영화 속의 조태오 실장은 못돼 먹은 재벌 3세의 쓰레기 같은 작태를 멀티플렉스처럼 보여준다. 마약에 손댄 지는 이미 오래고 광고출연을 미끼로 여자 연예인들을 마구잡이로 농락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마음껏 조롱하는가 하면 수.. 더보기
김성근혜, 한화야구와 박근혜 정부 김성근혜, 한화 야구와 박근혜 정부 박근혜 대통령, 사진 경향신문 사진부 고백하자면 나는 한화의 팬이다. 한화경기를 보러 야구장을 찾은 적도, 사인을 받기위해 노력한 적도 없으니 열성팬은 아니지만 늘 관심을 갖고 있는 팬이다. 경기가 있는 날이면 한 번씩 승패를 체크하고 그날의 패인이나 승인이 무엇인지, 누가 홈런을 쳤으며 마무리는 누구였는지 챙기는 정도다. 어쩌다 휴일 집에 있게 되면 마누라와 채널 신경전을 벌이면서 흘끔흘끔 한화전을 보기도 한다. 지역연고가 충청도라서 자연스럽게 이끌리기도 했다. 더하자면 늘 꼴찌하는 팀이 언젠가는 위로 치고 올라가는 걸 보고싶어 하는 ‘변방적 정서’도 한 몫 했으리라. 언젠가 소설가 고 박완서 선생이 에세이집 를 써서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른 적이 있다. 그 에세이집의.. 더보기
화전민의 꿈 강원도 정선 화전민이 떠난 폐가. 경향신문 사진부 火田民의 꿈 1 우리들 삶은 부질없이 부는 바람과 같아 어느 땅에도 뿌리 내리지 못하고 어느 하늘에서도 잠들지 못한다 가없이 넓은 하늘과 땅이 있지만 우리가 머물 곳은 아무 데도 없고 바람이 불을 일으켜 땅을 만들면 그 땅을 일구어 자식들을 길들이고 아침마다 산허리를 감싸는 안개와 흰 서리의 섬뜩한 촉감을 사랑하며 또 하나의 집을 허물 뿐이다 2 서러워 말아라 머리를 두고 눕는 곳이면 어디나 고향이고 너희가 불로 다스릴 수 있는 모든 땅들이 너희들 것이니 지나간 세월을 한탄하지 말고 무리지어 사는 사람들을 부러워 말아라 그들은 너희들이 가지고 있는 안개와 바람과 숲을 기억하지 못하고 지상의 모든 꿈들을 하나 둘 잊어버리며 잊은 것만큼 죽어가고 있으니 3 .. 더보기
손혜원은 새정치연합의 구원투수가 될 것인가? '독종 대장' 손혜원 새정치민주연합 홍보본부장 손혜원 사진 권호욱 선임기자. 손혜원은 새정치민주연합의 구원투수가 될 것인가? 새정치민주연합이 당 홍보위원장으로 영입한 손혜원(60) 크로스포인트 대표의 행보를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왜나하면 현대 정치, 특히 선거는 홍보와 마케팅 전략에서 승패가 좌우된다는 개인적인 믿음(?) 때문이다.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조동원 전 새누리당 홍보본부장이 보여준 기발한 홍보마케팅 전략을 보면서 왜 새정치민주연합에 저런 인재가 없을까 탄식했다. 알려져 있다시피 조동원 전 본부장은 ‘침대는 과학입니다’라는 카피로 유명한 광고쟁이 출신이다.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출신으로 처음 홍보본부장을 맡았을때 “사실 나는 새누리당을 지지하지 않는다”라고 말하던 그냥 ‘쟁이’였다. 그러.. 더보기
춤도 노래도 퀸, 섹시여가수의 계보 올여름 소위 ‘걸그룹 대전’에서 화제가 됐던 건 섹시컨셉이었다. 걸그룹들이 섹시코드를 내세우는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올여름 들어서는 그 농도가 더 심해진 듯하다. 걸그룹 ‘스텔라’는 아예 끈팬티 의상을 선보여 논란의 중심에 섰다. 치열한 전장터를 방불케 하는 걸그룹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섹시함을 무기로 삼을 수밖에 없다지만 때로 도가 지나쳐서 섹시함보다는 불쾌함을 느끼게 하기도 한다. 그리 길지 않은 가요 역사에서 섹시 여가수는 어느 시대에서나 남성 팬들의 가슴에 불을 질렀고, 특히 군인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왔다. 자타가 공인하는 섹시여가수들은 단순히 섹시한 외모에만 방점이 찍히지 않고 음악적으로도 높은 완성도를 보였다. 각 시대를 대표할만한 섹시 여가수의 계보를 훑어보는 것도 납량용으로 .. 더보기
선창술집 충남 서천 마량포구. 경향신문 사진부 선창 술집 김명수 앵미리 굽는 연기가 술집 안에 자욱하다 오징엇배를 탔던 사내 장화를 신은 채 목로에 들어와 소주를 마신다 주모는 술손님과 너나들이로 스스럼이 없다 남편도 옛날에 오징엇배를 탔다 한다 사내들이 주모에게 소주잔을 건네고 주모가 서슴없이 술잔을 받는다 진눈깨비 몰아치고 날씨가 사납다 술청 안에 욕설이 뒤섞이고 멱살잡이가 벌어진다 자정이 넘어서야 술집 불이 꺼지고 비틀대며 사내들이 선술집을 나선다 동이 트자 환한 해가 술청으로 쏟아진다 어느새 주모가 선창으로 나선다 안줏감을 흥정하는 그녀의 얼굴에 싱싱한 아침해가 환하게 빛난다 -계간 `사람의 문학' 여름호 브레히트의 희곡 `억척어멈과 그 자식들'이나 막심 고리키의 소설 `어머니'를 읽다보면 이땅의 어머니들.. 더보기
결혼과 함께 재벌 뒤에 숨은 연예인들 결혼과 함께 재벌 뒤에 숨은 연예인들 최근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과 관련하여 세인들의 관심을 끄는 제3의 인물이 있다. 바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셋쩨부인인 서미경이다. 서미경은 77년 안양예고 재학당시 제1회 미스롯데에 뽑히면서 세인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당시 미스코리아 대회 못지 않게 미스롯데 선발대회는 스타가 되는 지름길로 인식됐다. MBC PD출신 송창의(현 TV조선 본부장)의 부인이 된 명현숙을 비롯하여 원미경, 이미숙, 조용원, 채시라, 안문숙 등이 미스 롯데에 선발된 뒤 스타덤에 올랐다. 사실 서미경은 미스 롯데에 선발되기 이전에 73년부터 서승희라는 예명으로 영화계에서 활동하던 아역배우였다. 영화 등에 출연하면서 깜찍한 외모로 사랑받았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서미경은 미스 롯데 선발 .. 더보기
아직도 강남엔 제비가 있을까? 사진 경향신문 사진부 제비를 기다리며 문정희 제비들을 잘 돌보는 것은 우리집 가풍 말하자면 흥부의 영향이지만, 솔직히 제비보다는 박씨, 박씨보다는 박 속에서 쏟아질 금은보화 때문이지만 아시다시피 나는 가풍을 잘 이어가는 착한 딸 처마 밑에 제비들을 두루 잘 키우고 싶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강남에도 제비들이 좀체 나타나지 않아 지하철역에서 복권을 사서 주말이면 허공으로 날리기도 하고 참다못해 빈 제비집에 손을 넣었다가 뜻밖에 숨은 뱀에게 물리기도 한답니다 포장마차에서 죽은 제비다리를 구워먹으며 시름을 달래며 솔직히 내가 기다리는 것은 박씨거나 박 속에서 쏟아질 금은보화가 아니라 물찬 제비! 날렵하게 사모님처럼 허리를 감고 한바퀴 제비와 함께 휘익! 돌고 싶은 것은 누구보다 당신이 더 잘 아시겠지 -계간 `.. 더보기
문득 <뿌리 깊은 나무>가 그립다 창간호 표지 문득 가 그립다 (한국브리태니커사 발행)라는 월간지가 있었다. 1976년 창간되어 1980년 신군부에 의해 폐간 됐으니 불과 4년여의 짧은 생명을 가진 잡지였다. 그러나 폐간된 지 30년이 지난 오늘에도 그 잡지의 한 페이지, 한 페이지가 뚜렷하게 기억날 정도로 참 인상깊은 잡지였다. 는 창간호부터 잡지의 정형을 깼다. 우선 한자 제호가 난무하는 잡지시장의 추세와 달리 순한글의 긴 제목에 본문도 한자가 전혀 없는 한글전용에 가로쓰기였다. 게다가 잡지 최초로 아트디렉터를 고용하여 디자인 개념을 도입했다. 요즘 잡지들은 디자인 과잉으로 불편하기까지 하지만 그 당시에는 실로 엄청난 파격이었다. 그래서인지 사진 한 장, 기사 한 줄 버릴 게 없는 잡지였다. 당시 사회의 문제점을 끈질기게 파헤친 르포.. 더보기
한 사내, 조영남 사진 경향신문 사진부 한 사내 -가수 조영남 화개장터에서 소쿠리장사나 하지 소쿠리 가득 충청도 삽다리 인심 담아서 덤으로 복조리까지 얹어주는 뚝심좋은 소쿠리 장수나 하지 검은테 안경만 벗으면 시골집 안방에서 구수하게 띄운 메주 한덩이처럼 어영차 영차 구렁이 담넘듯 세상 살아갈 사내 화투장 잘게 잘라 만든 당신 그림처럼 삼팔광땡, 삼팔따라지 같은 세상에서 소주잔 기울이다 포장마차 나오면 문득 한여자가 그리워지는 늙은 청춘의 새벽 등짐 하나 메고 훌훌 떠나서 한강 건너 삽다리 지나 화개장터 어디쯤, 섬진강 어귀 어디쯤 가끔은 눈물도 보이고 바람 만져 보면서 살아보고 싶은 그대는 지금 서울이라는 쇼무대 위에 서 있지 오광수 더보기
모텔어플 광고, 난 불쾌하다 여기 어때 광고의 한 장면 모텔어플 광고, 난 불쾌하다 한때 여자연예인들 사이에서 생리대 광고는 기피 대상이었다. 여성들의 은밀한 자기만의 비밀을 만천하에 내보이는 것 같은 광고에 얼굴을 내미는 게 탐탁치 않았을 것이다. 이때문에 생리대 광고는 톱스타들보다는 이제 막 신인티를 벗은 여자연예인들에게 돌아갔다. 시대가 바뀐 탓인가? 요즘 TV광고나 모바일 동영상 광고로 자주 접하는 ‘모텔어플’ 광고에는 거리낌없이 알만한 스타들이 등장한다. 우선 최근 방영 중인 몇개의 모텔 어플 광고를 보자. 한 여성(박기량)이 고혹적인 포즈로 “아, 씻고 싶다”고 말한다. 상대역인 개그맨(?) 유병재는 마치 ‘심봤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 미묘한 표정의 변화가 슬로비디오 영상으로 돌아간다. 이 회사는 이 광고에 앞서 개그맨.. 더보기
그 많던 DJ들은 어디로 갔을까? 사진 경향신문 사진부 그 많던 DJ들은 어디로 갔을까 예전에 방영했던 윤석호 감독이 연출한 드라마 에는 1970년대 음악다방 ‘세라비’가 등장한다. 극중 이동욱(김시후 분)은 의학을 전공하는 명석한 두뇌에 훤칠한 외모, 재치 있는 말솜씨까지 갖춘 세라비의 인기 DJ다. 장발머리와 나팔바지로 한껏 멋을 낸 이동욱의 캐릭터를 스타벅스와 카페베네에 길들여진 요즘 세대들이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그 시절, 음악다방이 있었다. 뮤직박스 안에서 리퀘스트를 받아 턴테이블에 음반을 걸고, 멋진 멘트로 처녀들의 가슴을 뒤흔들던 DJ는 그 시절의 꽃이었다. 처녀시절 음악다방 DJ를 짝사랑하여 매일 음악다방에 출근했다는 아줌마들의 사연이 요즘도 라디오 방송에 심심치 않게 오르내린다.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높은 음악다방에 가면.. 더보기
우리도 꽃처럼 사진 경향신문 사진부 우리도 꽃처럼 우리도 꽃처럼 피고 질 수 있을까 길고 긴 인생 길, 피고지며 살 수는 없나 한번은 라일락이었다가, 이름없는 풀꽃이었다가 가끔은 달맞이 꽃이면 어떨까 한겨울에도 눈꽃으로 피어 동짓날 밤, 시린 달빛과 어우러져 밤새 뒹굴면 안될까. 맹렬하게 불타오를 땐 아무도 모르지 한번 지면 다시는 피어날수 없다는걸 뚝뚝 꺾여서 붉게 흩어지는 동백꽃잎 선홍빛처럼 처연한 낙화의 시절에 반쯤 시든 꽃, 한창인 꽃이 그립고 어지러웠던 청춘의 한 때가 그립네 막 피어난 백목련, 환하기도해라 그 그늘 아래로 조심스레 한발씩 저승꽃 피기전, 한번쯤 더 피어나서 궁상각치우로 고백할 수 있을까 봄바람 가득한 꽃들의 가슴에 사랑한다고 저릿한 고백 할 수 있을까 단 한 번 피었다가 지는 사람꽃 오광수 더보기
홀로 떠나는 여행길 사진 여름 백담사, 경향신문 사진부 홀로 떠나는 여행길 다산 정약용 선생은 `소서팔사(消暑八事)’라는 시에서 `더위를 피하는 8가지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소개된 피서법은 솔밭에서 활쏘기, 느티나무 아래에서 그네타기, 넓은 정각에서 투호하기, 대자리 깔고 바둑두기, 연못의 연꽃 구경, 숲속에서 매미소리 듣기, 비오는 날에는 한시짓기, 달밤에 탁족하기 등이다. 듣기만 해도 더위가 썩 물러갈 듯하다. 피서라. 안 가자니 서운하고 가자니 번잡하다. 다산이 살았던 시대라면야 굳이 짐 싸들고 먼 길 나설 필요도 없었으리라. 그러나 숨 막히는 도시 한가운데서 푹푹 찌는 폭염을 견딘다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지난 시절 우리네 피서를 돌이켜보면 팔할을 길거리에서 허비하면서 또 남은 시간의 팔할을 먹는데 보내는.. 더보기
내가 던진 물수제비가 그대에게 건너갈때 사진 경향신문 사진부 내가 던진 물수제비가 그대에게 건너갈 때 /권혁웅/ 그날 내가 던진 물수제비가 그대에게 건너갈 때 물결이 물결을 불러 그대에게 먼저 가 닿았습니다 입술과 입술이 만나듯 물결과 물결이 만나 한 세상 열어 보일 듯했습니다 연한 세월을 흩어 날리는 파랑의 길을 따라 그대에게 건너갈 때 그대는 흔들렸던가요 그 물결 무늬를 가슴에 새겨 두었던가요 내가 던진 물수제비가 그대에게 건너갈 때 강물은 잠시 멈추어 제 몸을 열어 보였습니다 그대 역시 그처럼 열리리라 생각한 걸까요 공연히 들떠서 그대 마음 쪽으로 철벅거렸지만 어째서 수심은 몸으로만 겪는 걸까요 내가 던진 물수제비가 그대에게 건너갈 때 이 삶의 대안이 그대라 생각했던 마음은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없는 돌다리를 두들기며 건너던 나의 물수제.. 더보기
운주사 사진 경향신문 사진부 운주사(雲住寺) /시바타 산키치/ 붉게 익은 고추가 바람에 흔들리는 눈이 닿는 한 끝없이 펼쳐진 고추밭은 석양에 불타는 구름 같다 운주사로 오르는 오솔길을 바람에 이끌려 드문드문 비치는 사람 그림자와 함께 간다 천의 탑, 천의 돌부처가 이 들판에 흩어져 있다고 한다 햇빛 아래, 부처의 등이 깨어지고 얼굴은 잘려서 떨어져 나가 풀숲에 잠들어 있다 9층이었던 석탑도 7층으로 하늘이 무너뜨린 것인가 사람이 무너뜨린 것인가 기단에 걸터앉아 광주에서 온 노인들이 차를 마시고 있다 “이것도 부처님, 저것도 부처님입니다” 사방에 흩어진 돌조각들을 가리키며 오래된 일본어를 기억해내면서 가르쳐 준다 이것도 부처님? 밟고 왔던 풀 속에서 돌조각을 하나 줍는다 이제 상처는 치유되었을까 안으로부터 마멸된.. 더보기
노래, 때로 시보다 아름다운 사진 경향신문 포토뱅크 노래, 때로 시보다 아름다운 -대중가요 노랫말의 시적 감수성 분석 How many roads must a man walk down Before you call him a man? Yes, ‘n’ how many seas must a white dove sail Before she sleeps in the sand? Yes, ‘n’ how many times must the cannon balls fly Before they‘re forever banned? The answer, my friend, is blowin’ in the wind, The answer is blowin‘ in the wind. How many years can a mountain exist Before it.. 더보기
그냥 사진 오광수 그냥 오광수 봄꽃이란 봄꽃 모조리 다 피었을때 우리네 생도 모조리 피었으면 좋겠네 그늘 속 숨죽이던 이끼들까지 연파랑으로 피어났으면 좋겠네 산수유는 이미 노랗고, 개나리는 저리도 환한데 화무십일홍, 화무십일홍 울어버릴듯 고개 떨구고 지나가는 당신 목련꽃 그늘 아래서 입맞춤하던 그 순간 눈 앞을 뒤덮던 황홀한 꽃비는 사라지고 추억하기엔 너무 잔인한 오월의 하루 시나브로 청춘은 시들어 이제는 꽃 진 자리 송홧가루가 버드나무 솜털 사이로 흩날릴 때 푸른 소나무 사이로 하염없이 걸어가던 당신 어디쯤 맨발로 걷고 계시는지요 다시 시작한다면 그 어디쯤서 그냥 이름없는 야생초로 피어나고 싶다네 봄꽃이란 봄꽃 모조리 다 질 때 우리네 생도 그냥 저물었으면 좋겠네 노여움도 서러움도 없이 가는 봄이 아쉽지 않..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