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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니뭐니 해도 뒷담화

그만하라고 전해라

그만하라고 전해라

 

 

                                      신은경. 사진 스포츠경향 사진부

 

 

 

도도맘, 육흥복, 신은경. 이제 웬만한 사람들은 이름 뒤에 숨은 스토리를 줄줄이 꿸 정도다. 최근 몇 달 동안 굵직 굵직한 사회적 이슈들을 제치고 포탈사이트 검색에 상위를 차지했던 이름 들이다.

 굳이 설명하자만 도도맘은 전 국회의원이자 방송진행자인 강용석과의 스캔들에 연루된 김미나의 블로그 닉네임이다. 육흥복은 트로트가수 장윤정의 어머니 이름이다. 신은경이야 대한민국 모든 이들이 아는 배우이자 최근 전 소속사와 전 남편과의 관계 속에서 불거진 돈문제와 자녀양육을 둘러싼 도덕성 문제로 시끄럽다.

 도도맘의 경우 처음 시작은 익명의 그녀로 시작됐다가 도도맘이라는 닉네임이 공개되고, 급기야는 김미나라는 이름과 얼굴이 공개됐다. 게다가 방송출연 등으로 지명도(?)를 높이더니 B급 정치권에서 청와대 대변인으로도 손색이 없다는 찬사(?)가 나온다.

 육흥복은 또 어떤가. 한마디로 막장드라마도 따라가기 힘든 주장과 설전들이 어머니와 딸 사이에서 오간다. 신은경 역시 감추고 싶은 자녀 이야기는 물론 지난 수년간의 사생활이 낱낱이 공개된다. 여행비용부터 그녀의 쇼핑목록까지 만천하에 드러난다. 한쪽에서 폭로하면 다른 쪽에서 반박하면서 끊임없는 공방이 오간다. 그렇지 않아도 정치권 안에서 들리는 치열한 샅바싸움과 노동계와 정부가 벌이는 생존경쟁 때문에 온 나라가 들끓는데 이런 뉴스들까지 사람을 피곤하게 한다.

 관심을 끊고 무시하면 그만이다? 아니다. 그렇지 않다. PC나 스마트폰을 켜면 애써 무시하고 싶어도 툭툭 눈에 걸린다. 아침부터 늦은 심야시간까지 지상파는 물론 케이블, 종편에 이르기까지 도표도 그리고, 해설사(?)까지 동원하여 아주 친절하게 이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어찌됐든 강용석, 장윤정, 신은경 등 공인이 연루돼 있으니 관심을 갖고 뉴스를 생산할 수 있으나 이건 도가 지나치다. ‘안 볼 권리도 있는데 지리산 산속에 <나는 자연인이다>에 나오는 이들처럼 눈 감고 귀 막고 살지않는한 안볼 방법이 없다. 그녀들이 한 매체에 나와서 떠들면 수많은 인터넷 매체들이 그 이야기를 확대 재생산 한다. 대부분의 이야기는 그네들의 안방이나 사무실에서 문을 걸어잠그고 얘기해도 낯이 불거질만한 이야기들이다.

 온라인 뉴스시장이 쓰레기 하치장 같다는 비난이나 일부 종편이 태어나지 말았어야할 방송이라는 지탄을 받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게다가 이런 류의 뉴스들이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도 여과없이 전달된다. 기성세대들의 치부를 낱낱이 보여주면서 노히들 부모세대가 이렇게 살고 있으니 잘 보고 배우라고 가르치는 것 같다. 스캔들의 주인공들이 미디어를 등에 엎고 스타가 된다면 그들이 꿈꾸는 내일은 어떤 모습이 될까?

 고고한 것만 다루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모든 뉴스에는 금도가 있다. 작금의 미디어는 금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됐다. 그만하라고 전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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