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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결정 추석 차례상에 으레 ‘조율시이(棗栗枾梨)’가 오르듯 ‘추석민심’ 또한 오래된 차림상이다. 특히 총선이나 대선을 앞둔 정치권은 추석민심의 향방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세 사람만 모이면 정치얘기부터 꺼내는 게 이 나라 백성들이어서 추석에 형성된 여론이 표의 향배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 추석 상차림은 남달랐다. 마치 대추나 밤, 감, 배 옆에 멜론이나 바나나가 올라온 느낌이랄까. 이명박이나 박근혜가 올라와 있어야 할 자리에 안철수와 강호동이 떡하니 놓여 있었다. 추석 연휴 기간 내내 어딜 가든 온통 두 사람 얘기뿐이었다.  알다시피 안철수는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철회하고 박원순 변호사와 후보 단일화를 이뤘다. 이후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오래된 ‘밑반찬’인 박근혜의 지지율을 능가하면서 유력 대선.. 더보기
‘58년 개띠’와 드라마 나이 오십줄의 친구가 술자리를 마다하고 자리를 털며 일어났다. 드라마를 보러 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도 출생비밀, 재벌과 신데렐라, 음모와 복수가 판치는 ‘막장드라마’라니…. 왕년에 그는 술자리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나오던 친구였다. 그랬던 친구가 고백했다. 요즘 드라마 보면서 하도 울어서 ‘마누라’로부터 타박을 받는다고. 틀면 나온다고 해서 ‘수도꼭지’라는 별명도 생겼다. 그 자리에 있던 또다른 50대 여성이 “내 남편도 드라마 중독”이라면서 “요일별로 어떤 드라마를 하는지 줄줄이 꿰고 있다”고 했다. MBC 일일시트콤 의 중년사내 김집사(정호빈)는 극중에서 드라마 ‘광팬’이다. 그는 드라마 속의 세계가 마치 현실세계인양 일희일비한다. 최근 시청률 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는 중장년 남성들의.. 더보기
서바이벌 오디션, 나는 대통령이다 오랜 논쟁 끝에 2012년 1월 방송 3사가 공동기획하고, 종합일간지들이 후원하는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나는 대통령이다’가 시작됐다. 1월 방송을 시작해서 12월에 끝나는 연간 기획 프로그램. 시작은 단순했다. ‘가수, 아나운서, 탤런트도 오디션으로 뽑는데 대통령도 안될 게 없지 않으냐. 지난 시대 대통령선거로 인한 각종 병폐를 청산하고, 디지털 미디어시대에 걸맞은 대통령을 뽑아보자’는 취지였다. 여야 할 것 없이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 이 같은 선거방식에 이의를 제기했다. 대통령선거가 애들 장난이냐, 나라를 망치려고 작정을 했느냐, 임재범이나 이효리가 당선되면 어쩌려고 그러느냐 등등. 그러나 국민들은 현명했다. 그릇된 판단으로 이상한 대통령을 뽑고 후회했던 국민들이 가장 민주적이고, 오류가 적은 방..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