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명태 덕장에서 명태 덕장에서 강문숙 대설주의보 해제 되던 날, 대관령 덕장은 사원이 되어 있었다. 백색의 골짜기 가장 높고 추운 곳 수천의 부처가 기립해 있었다. 마음 비웠다는 말 이보다 저 정직할 수 있을까. 물살이 키워온 내장 버리고 딱딱해진 혓바닥, 짜부라진 눈으로 기다리는 극락세상. 아직 멀었다, 멀었다, 쏟아지는 설법처럼 해풍에 젖은 햇살. 네 뼈에 살 입힌 곳 북해였다구? 그럼 동해는 네 지느러미 간질이며 놀던 곳으로 솟구쳐 오르고 싶었던 날들 푸른 수초 사이 미끄럽던 사랑 기억 속에 가두면 향처럼 피어오르는 이 삶의 비린내여. 이제 인간의 바다에서 해탈하리니 가지런히 싸리 쾌에 꿰인 채 황태,골태…… 바람태가 되면 또 어떠리. 一시집 `탁자 위의 사막'(문학세계사) 생태, 명태, 황태, 북어. 지금 비록 .. 더보기 정태춘·박은옥 “세상의 명랑함이 불편해” 10년 만에 새 앨범 정태춘(58)의 노래는 서사(敍事)의 다른 이름이다. 한때 그의 노래는 투쟁이었고, 반동이었다. 가슴을 뜨겁게 달구는 북소리였다. 그러나 그의 이름에 박은옥(55)이 더해지면 정겨워진다. 30년 넘게 기타를 들고 세상을 노래해온 부부 가수. 마치 호수 위를 가로지르는 원앙새 한 쌍을 닮았다. 이후 10년 만에 이들 부부가 11집 앨범 를 내놓았다. 2002년 “더 이상 노래를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하여 많은 사람들을 아쉽게 했던 정태춘이 다시 기타를 고쳐잡고 쏟아낸 노래들이어서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 앨범이다. 지난 주말 서울 마포구 합정동 다음기획 사무실에서 두 사람을 만났다. 정태춘은 진지함 속에 여유가 묻어났고, 박은옥은 ‘명랑소녀’ 같았다. 정태춘은 다시 노래를 쓰게 된 배경에 대해 순전히 “박은.. 더보기 오광수의 오솔길 3 喪家에 모인 구두들 /유홍준/ 저녁 喪家에 구두들이 모인다 아무리 단정히 벗어놓아도 문상을 하고 나면 흐트러져 있는 신발들 젠장, 구두가 구두를 짓밟는 게 삶이다 밟히지 않는 건 亡者의 신발뿐이다 정리가 되지 않는 喪家의 구두들이여 저건 네 구두고 저건 네 슬리퍼야 돼지고기 삶는 마당가에 어울리지 않는 화환 몇 개 세워놓고 봉투 받아라 봉투, 화투짝처럼 배를 까뒤집는 구두들 밤 깊어 헐렁한 구두 하나 아무렇게나 꿰 신고 담장가에 가서 오줌을 누면, 보인다 北天에 새로 생긴 신발자리 별 몇 개 -시집 ‘상가에 모인 구두들’(실천문학사) ‘죽음’은 벗어놓은 양말짝처럼 초라하다. 지상의 모든 것들을 벗어놓고 맨발로 떠나는 마지막 길. 폭력과 광기의 생 앞에서 흔들리던 사람들은 비로소 ‘죽음’으로 평등해진다. .. 더보기 이전 1 ··· 29 30 31 32 33 34 35 ··· 4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