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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꽃처럼 사진 경향신문 사진부 우리도 꽃처럼 우리도 꽃처럼 피고 질 수 있을까 길고 긴 인생 길, 피고지며 살 수는 없나 한번은 라일락이었다가, 이름없는 풀꽃이었다가 가끔은 달맞이 꽃이면 어떨까 한겨울에도 눈꽃으로 피어 동짓날 밤, 시린 달빛과 어우러져 밤새 뒹굴면 안될까. 맹렬하게 불타오를 땐 아무도 모르지 한번 지면 다시는 피어날수 없다는걸 뚝뚝 꺾여서 붉게 흩어지는 동백꽃잎 선홍빛처럼 처연한 낙화의 시절에 반쯤 시든 꽃, 한창인 꽃이 그립고 어지러웠던 청춘의 한 때가 그립네 막 피어난 백목련, 환하기도해라 그 그늘 아래로 조심스레 한발씩 저승꽃 피기전, 한번쯤 더 피어나서 궁상각치우로 고백할 수 있을까 봄바람 가득한 꽃들의 가슴에 사랑한다고 저릿한 고백 할 수 있을까 단 한 번 피었다가 지는 사람꽃 오광수 더보기
홀로 떠나는 여행길 사진 여름 백담사, 경향신문 사진부 홀로 떠나는 여행길 다산 정약용 선생은 `소서팔사(消暑八事)’라는 시에서 `더위를 피하는 8가지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소개된 피서법은 솔밭에서 활쏘기, 느티나무 아래에서 그네타기, 넓은 정각에서 투호하기, 대자리 깔고 바둑두기, 연못의 연꽃 구경, 숲속에서 매미소리 듣기, 비오는 날에는 한시짓기, 달밤에 탁족하기 등이다. 듣기만 해도 더위가 썩 물러갈 듯하다. 피서라. 안 가자니 서운하고 가자니 번잡하다. 다산이 살았던 시대라면야 굳이 짐 싸들고 먼 길 나설 필요도 없었으리라. 그러나 숨 막히는 도시 한가운데서 푹푹 찌는 폭염을 견딘다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지난 시절 우리네 피서를 돌이켜보면 팔할을 길거리에서 허비하면서 또 남은 시간의 팔할을 먹는데 보내는.. 더보기
내가 던진 물수제비가 그대에게 건너갈때 사진 경향신문 사진부 내가 던진 물수제비가 그대에게 건너갈 때 /권혁웅/ 그날 내가 던진 물수제비가 그대에게 건너갈 때 물결이 물결을 불러 그대에게 먼저 가 닿았습니다 입술과 입술이 만나듯 물결과 물결이 만나 한 세상 열어 보일 듯했습니다 연한 세월을 흩어 날리는 파랑의 길을 따라 그대에게 건너갈 때 그대는 흔들렸던가요 그 물결 무늬를 가슴에 새겨 두었던가요 내가 던진 물수제비가 그대에게 건너갈 때 강물은 잠시 멈추어 제 몸을 열어 보였습니다 그대 역시 그처럼 열리리라 생각한 걸까요 공연히 들떠서 그대 마음 쪽으로 철벅거렸지만 어째서 수심은 몸으로만 겪는 걸까요 내가 던진 물수제비가 그대에게 건너갈 때 이 삶의 대안이 그대라 생각했던 마음은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없는 돌다리를 두들기며 건너던 나의 물수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