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중국열병식과 제식훈련변천약사 1970년대 총검술 훈련중인 고교생들. 경향신문 사진부. 중국열병식과 제식훈련변천약사 하나, 하나! 왼발, 왼발! 오와 열, 오와 열!…중략…그는 반평생을 연병장 아니면 운동장에서 보낸 사나이답게 군중을 휘어잡는 재간을 터득하여 비상금처럼 휴대하고 다녔다.’ 70년대 발표된 소설가 윤흥길의 단편 ‘제식훈련변천약사(諸式訓練變遷略史)’는 방학기간을 이용해서 1급 정교사 강습을 받게 된 중·고교 체육교사들의 제식훈련을 소재로 당대의 야만성과 폭력성을 고발한 수작이다. 집단이 내세우는 목표를 위해 개인의 자유가 철저히 유린되는 현실을 풍자하면서 나아가서는 군부독재의 폐해를 고발한 작품이었다. 중국 항일전쟁 승리 70주년을 맞아 천안문 광장에서 거행한 열병식을 보면서 이 소설이 떠올랐다. 오와 열이 생명이고, 일.. 더보기 해녀 해녀 바다와 남자는 돌아서면 늘 그립다 베개 당겨 돌아눕는 밤이면 자궁 가득 달덩이처럼 부풀어오르는 미치도록 뜨거운 그리움, 그리움에 물들어 파도는 저리 조용하고 하현달 맑은 빛 해살대는 바다 위로 가슴 맑은 사내가 억센 팔뚝 드러내고 첨벙거리며 다가온다. 빈 소라껍질이거나 뒤엉킨 해초 같기도 한 풍진 같은 세월을 파도의 물결에 쓸어버리고 다시 길 나서는 새벽. 지난밤 그리움이 바다를 뒤덮으며 붉디붉게 살아오르고 몸 하나 믿고 사는 착한 해녀가 뜨거워진 파도 위로 몸을 던진다. 오광수 더보기 마른 풀들에게 사진 경향신문 사진부 마른 풀들에게 1 일찍이 내가 추위 가득한 벌판의 한 구석에서 나무 십자가로 서 있을 때 너희들의 신음소리를 들으며 괴로워한 적이 있었다 칼날 같은 바람과의 싸움에서 너희들의 입술은 말라 터지고 마지막 푸른 피 한 방울까지도 흘려 버렸지만 난 부끄러운 알몸조차 가리지 못한 채 윙윙 울 수밖에 없었다 자정이 지나면 너희들의 마른 기침은 어둠과 함께 깊어가지만 우리들 사랑의 목마름을 위해서 무수한 바람의 칼날 앞에서도 피흘리며, 피 흘리며 다시 일어나는 의지로 우리들 삶이 갈증과 갈증의 화답이란 것을 깨닫게 한 마른 풀들이여 2 만약 너와 내가 우리들 적인 바람과 눈보라가 잠잠해 고통없이 살 수 있다 하면 우리는 이미 쓸모없는 잡초에 불과할 뿐 적막한 지상에 마른 그림자 하나 남기지 못.. 더보기 이전 1 ··· 19 20 21 22 23 24 25 ··· 40 다음